Hannah and Je together

Monday, 13 August 2007

좋은 영화

Filed under: Lang:한국어,Subj:Culture,Subj:Essay — Jemyoung Leigh @ 15:45

요즘 디워 때문에 난리도 아니다. 별로 관심도 없기에 쓸말도 없었지만… 안쓸 수가 없게 되었다.

여기 민박집에 한선생이라는 분이 계신다. 부산인가에서 고등학교 영어 선생님하다가 영어교육학 석사인가를 하기 위해 여기서 공부하고 있는 분이다.

처음에 이분은 디워를 매우 옹호했다. 잘하려는 사람을 왜 충무로가 안도와주고 까기만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데, 백분토론을 보고 나서, 본인은 원래 진중권 팬이었다고 하면서 태도가 완전 바뀌었다.

디워는 스토리도 플롯도 없는 허접한 영화라고 한다. 영화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들을 하나도 갖추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철학도 없고, CG외에는 아무 것도 없고, 마치 게임의 시작 동영상들을 모아놓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주관이 없다.

어째든, 내가 생각하는 좋은 영화는 관객을 즐겁게 해주는 것이다. 영화, 특히 블럭버스터는 광대와 같다. 광대는 어떻게 해서든 관객을 웃기고 즐겁게 해주면 된다. 그럼 좋은 광대다. 광대가 어쭙잖게 설교를 하려고 들면 안된다. 설교는 목사님이 하면 된다.

영화는 관객을 즐겁게 해주면 된다. 관객만 즐겁다면 스토리도 플롯도 필요없다. 만일, 스토리와 플롯이 없어서 관객이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 것은 나쁜 영화다. 하지만 관객이 즐겁기만 하면, 그 것은 좋은 영화다. 스토리와 플롯은 부수장치지 필수장치가 아니다.

경주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자동차에 있어서 에어컨과 라디오, MP3 플레이어는 부수장치지 필수장치가 아니다.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괜찮은 것이다.

영화 장르에 따라서 관객이 기대하는 것이 다르다. 블럭버스터에서는 쉴새없이 부수는 것과 그에 따른 카타르시스를 기대한다. 애정 영화에서는 남녀의 애틋한 사랑을 기대한다. 코믹 영화에서는 끊임없는 웃음을 기대한다. 그 기대를 만족시키면 좋은 영화고 그렇지 못하면 나쁜 영화다.

블럭버스터에 견고하고 탄탄한 스토리와 플롯, 그리고 관객의 머리를 어지럽게 하는 두뇌장치가 있어야 하는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 평가는 관객이 한다.

영화에 대한 평가는 관객이 관객수로 한다.

영화는 산업이기 때문에, 영화인의 입장에서 좋은 영화란 관객을 많이 동원해서 돈을 많이 버는 영화다. 그래서 서로 입장은 다르지만, 관객에게 좋은 영화가 영화인에게도 좋은 영화가 된다.

영화 평론가들은 스스로 영화를 평가해서는 안된다. 평론가는 왜 관객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지, 왜 관객들이 이 영화를 싫어하는지 이유를 찾아 설명해 줘야 한다. 자기 멋대로 영화가 좋은지 나쁜지 판단하고 나서 관객이 자기와 다르게 행동하면 관객을 저질이니 어쩌니 몰아붙이는 것은 최악질 평론가다.

관객은 왕이다. 영화인도 시중이고, 평론가도 시중이다. 시중이 왕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디워는 아직 안봤지만 (캐나다에서 아직 개봉하지 않았다) 일단 관객수가 엄청 많으므로 좋은 영화다.

내가 이런 말을 하자, 한선생이란 분이 매우 답답해 한다. 그러면서 흥분해서 묻는다.

“심형래를 감독이라고 부를 수 있다는 겁니까?”

나는 솔직히 심형래씨가 감독이던 말던 아무 상관이 없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한마디 더 확인한다.

“그럼, 심형래 편은 아니라는 거죠? 그럼 됐어요.”

뭔 소리야? 심형래 편인 거랑 아닌 거랑 무슨 상관이 있다고, 그리고 뭐가 됐다는 거야? 왜이리 캐나다에는 황당한 한국 사람이 많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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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

  1. 캐나다에도 디워가 난리인가요? ^^;;

    Comment by 옷장수 — Monday, 13 August 2007 @ 18:42 | Reply

  2. 저 디워 봤는데요. 보기전엔 재미 만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 했는데. 보고 나서는 재미 만 있는 것도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CG만 멋있다고 재미 있는게 아니더군요. (결론은 재미 없었다는, 정확히는 돈 매우 아까웠다는. ㅜ.ㅜ)
    그리고 디워 봤는데 그냥 그랬다고 블로그에 글을 썼더니. 욕까지 섞인 댓글들이 달리더군요. (지금은 지웠습니다.) 참 황당 했습니다.

    Comment by 지민아빠 — Monday, 13 August 2007 @ 19:15 | Reply

  3. 그렇군요. 재미없으면 나쁜 영화지요. 이러든 저러든 재밌으면 좋은 영화입니다. 🙂
    욕설달린 댓글을 하는 것은 찌질이들입니다. 그런 사람들 신경쓰지 마세요. 🙂

    Comment by Jemyoung Leigh — Monday, 13 August 2007 @ 19:28 | Reply

  4. 옷장수/
    난리는 아닙니다. 아직 개봉도 안했는데요 뭐…
    그런데, 왜 자꾸 옷장수님 커멘트가 스팸으로 분류되는 걸까요? 😦

    Comment by Jemyoung Leigh — Monday, 13 August 2007 @ 19:47 | Reply

  5. 디워…논란은 논란인 듯 싶습니다. 저도 주말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이 문제로 한참 핏대 올렸죠. 평론가에게 허락된 표현의 자유는 영화에 국한된 것이지 그 영화를 좋아하는 영화팬들까지 평가할 자유는 주어져 있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사람들이 비난해야 할 것은 영화에 대한 혹평 보다도 그가 ‘영화팬을 자신의 잣대로 평가’해버린 행위죠. 이렇게 말했더니 질문이 들어오더군요. “시끄러워. 그러니까 넌 심형래 편이야 진중권 편이야?” 라고 말이죠.

    그래서 어처구니가 없어서 “하느님 편이다” 라고 했더니 “개독이냐?” 라면서 엉뚱한 불똥이 튀더군요.

    재미있는 시절입니다. 재미없는 시절이기도 하구요.

    Comment by 최기영 — Monday, 13 August 2007 @ 20:37 | Reply

  6. 왜 심형래 편 아니면 진중권 편으로 가르려고 할까요? 어느 편도 아닐 수도 있고, 또 그런 사람도 많을 텐데요… -_-;;

    다양성을 인정하려 하지 않는 한국 사회가 안타깝습니다.

    Comment by Jemyoung Leigh — Tuesday, 14 August 2007 @ 13:23 |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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